- 프로필 이력 경력
이름 본명은?
조광현 (曺廣鉉)
출생 나이 생일
1935년 3월 30일 (87세)
고향 출생지
경기도 김포군
사망일
2023년 3월 28일 (향년 87세)
학력
경복중학교 (졸업)
경복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 / 학사)
과거 경력
1962년 ~ 1995년 영진치과의원 운영
병역 군대 사항
군의관 전역
수상
1985년 제7회 치과의료문화상
1994년 제2회 서울치과의사회 공로대상
2008년 네이버 파워지식IN상
수호신
별명
지식인 할아버지, 수호신 할아버지, 핫바할배
2023년 3월 28일을 일기로 안타깝게도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아래는 과거 언론보도내용입니다.
매일 아내 간병 뒤 '지식인' 답변..83살 '네이버 스타' 조광현 할아버지
- 2018. 12. 23
인터넷을 할 줄 아는 한국인이라면 궁금한 게 있을 때마다 이곳을 꼭 한번은 기웃거려보았으리라. 인간이 물어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질문들이 집적되어 있는 곳. 초등학생의 질문부터 노인의 질문까지, 어렵고 복잡한 질문부터 단순하고 한심한 질문까지, 은밀하고 부끄러운 고백 같은 질문부터 사회 윤리에 부적절한 질문까지 품는 곳. 2002년 처음 시작된 네이버 ‘지식인(iN)’에는 지난 15일 현재 3억950만개가 넘는 답변이 쌓여 있습니다.
나 역시 대학생 때 그곳을 기웃거린 적이 있었다. ‘눈물 참는 법’이라고 검색했던 것이 기억난다. 바보 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지식인’이란 원래 그런 곳 아니던가. 비법들은 대체로 싱거웠다. 하늘을 쳐다봐라, 눈을 빠르게 깜빡여라, 눈물을 왜 참느냐 그것은 아름다운 영혼의 물방울이다…. 그러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은 ‘눈물’이라는 키워드에 함께 걸린 또 다른 누군가의 글 때문이었다.
한편 정확한 문구는 기억나지 않지만 요지는 이랬다. ‘나는 가수 보아와 동갑인 중학생인데, 왜 나는 모든 것이 그녀와 다른 것인지, 왜 나는 그녀처럼 될 수 없는지, 그 질투와 절망감이 극심해서 밤마다 많이 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아가 수년 동안 받았을 혹독한 트레이닝에 대해서까지 그녀는 잘 알지 못했던 것 같지만, 그럼에도 십대에 슈퍼스타가 된 가수가 같은 또래의 학생들에게 안겨주었을 박탈감에 대해서 나는 이때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애는 이 글도 울면서 썼겠지.’ 나는 울보의 촉으로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이 아팠다. 말하자면 ‘지식인’은 이런 기억들까지 덤으로 안겨주는 곳이었답니다.
그 기상천외의 문답의 현장에 2012년 크리스마스이브, 놀라울 만큼 깜찍한 답변이 등장했다.
문 산타 할아버지 나이는 몇살인가요?
답 아빠 나이와 동갑입니다.
곧장 이 답변자는 4천개가 넘는 공감을 얻으며 지식인의 스타가 된다. ‘녹야’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며 ‘지식인 할아버지’로 불리는 올해 83살의 조광현 할아버지는 그러나 반짝 스타가 아니었다. 그의 첫 지식인 답변은 2007년 9월(‘공개설정’한 답변의 경우)로 기록되어 있다. 할아버지의 답변 수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3만7978개에 이른다. ‘하수-평민-시민-초수-중수-고수-영웅-지존-초인-식물신-바람신-물신-달신-별신-태양신-은하신-우주신-수호신-절대신’에 이르는 길고 지난한 지식인 등급 가운데 그는 두번째로 높은 ‘수호신’이다. 2018년 10월 기준으로 절대신은 32명뿐이다. 아무튼 지식인 안에서 할아버지는 진정 ‘넘사벽’인 것이랍니다.
지식인의 ‘넘사벽’
“독거노인한테 무엇이 궁금해서 오셨나?”
현관(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자택) 앞에서 꾸벅 인사를 하고 엉거주춤 몸을 숙인 채 운동화 끈을 낑낑대며 풀고 있는 나에게 조광현 할아버지가 쑥스러운 듯 물었답니다.
“내가 뭐 잘못한 거라도 있었나, 영 불안하구먼.”
―잘못이라니요, 선생님. 건강은 괜찮으세요?
대단한 일을 해야 인터뷰라는 것도 하는 걸 텐데, 자신은 특별한 일을 한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할아버지에게 일단 식사는 잘 하시는지부터 물었다.
“요즘 혼자 밥해 먹는다니까 팬들이 반찬을 보내줘요. 주전부리, 간식도 보내주고. 그게 많은 도움이 돼요.”
―그래요? 어떤 걸 보내주나요?
“이것저것 많은데 주로 콩장이나 그런 거…. 잘 상하지 않을 만한 것들로.”
할아버지는 부엌 쪽으로 나를 안내했다. 식탁 위에 어지럽게 널린 약 봉지들 사이에 과자 봉지 몇개가 섞여 있었다. 채소로 만든 꽤 비싸 보이는 과자였는데, 그것도 팬의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몸에 좋은 과자 같아요. 팬분이 선생님 건강 생각해서 보내신 건가 봐요.
“그래서 그런지 맛이 없어요.(웃음)”
―음식은 어떻게 해 드세요?
“아무거나 주워 먹지요. ‘내 입은 쓰레기통이다’ 생각하면서. 요리는 뭐 잡탕, 아무거나 쉬어버리기 직전 것들을 끌어모아서 밥이랑 같이 끓여 먹어요.”
거실 한편에 아담한 감사패 두개가 빛나고 있었다. 네이버로부터 받은 감사패들(2008년 파워 지식인 선정 등)이었다. 평소 지식인 활동을 어떻게 하시는지 묻자 할아버지는 안방 문을 열어 보였답니다.
“여기서 합니다.”
침대와 마주한 컴퓨터 책상 위에 직접 수건으로 제작한 손목보호대와 두대의 돋보기가 놓여 있었다.